내시경에서 "위축성 위염"이라는 말을 들으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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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경희미르애한의원 보라매
경희대 한방내과 전문의 한성준입니다

건강검진 내시경을 받고 오신 분들이
결과지를 들고 이렇게 물으십니다.
"위축성 위염이래요. 이거 암 되는 거 아닌가요?"
걱정하실 만한 단어이긴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말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무엇을 하셔야 하고 무엇은 안 하셔도 되는지
차분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위축성 위염이 무슨 뜻인가요?
위 안쪽에는 위액을 만들어내는 샘 조직이 촘촘히 들어차 있습니다.
이 조직이 오랜 염증에 시달리면 숫자가 줄고 얇아집니다.
그래서 위축입니다.
주름이 도톰하던 점막이 납작해지고
그 아래 혈관이 비쳐 보이는 상태를 내시경에서 보게 됩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진행해 위 점막이
장 점막을 닮은 모습으로 바뀐 것을
장상피화생이라고 부릅니다.
두 단어 모두 "지금 암이다"라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위암이 생길 위험이 조금 더 높은 상태라
정기적으로 들여다봐야 하는 조건으로 봅니다.
겁을 먹을 일도, 잊어버릴 일도 아니라는 뜻입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가장 큰 원인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입니다.
여기에 짠 음식, 흡연, 오랜 자극이 더해지고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진행됩니다.
그래서 위축성 위염이라는 말을 들으셨다면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위장약이 아니라
헬리코박터 검사 여부입니다.
이 부분은 근거가 명확합니다.
국내에서 진행된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조기 위암으로 내시경 절제를 받은 환자 470명을
제균 치료군과 위약군으로 나눠 약 6년간 추적했더니
새로운 위암 발생이 제균군 7.2%, 위약군 13.4%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더 눈여겨볼 것은 위 점막의 위축 정도가
처음보다 좋아진 비율입니다.
제균군 48.4%, 위약군 15.0%였습니다.
위축은 한 번 생기면 절대 되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이
꼭 맞지는 않다는 뜻입니다.
다만 두 가지는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이 연구의 대상은 이미 위암 치료를 받으신 분들이라
위축성 위염만 있는 분께 같은 숫자가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제균을 했는데도 7.2%에서는 위암이 생겼습니다.
제균이 정기 내시경을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럼 한의원에서는 무엇을 하나요?
정직하게 순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검사가 먼저입니다.
헬리코박터가 확인되면 제균 치료를 받으시는 것이 우선이고,
내시경 추적 주기도 검사받으신 곳의 안내를 따르셔야 합니다.
저는 이 부분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둘째, 그 다음이 증상입니다.
실제로 진료실에 오시는 분들의 고민은
"위축성 위염"이라는 글자보다
속쓰림, 더부룩함, 조금만 먹어도 차는 느낌,
식후 명치 통증 같은 실제 불편함입니다.
위약을 먹어도 잘 안 잡히는 이 증상들을
한의학에서는 위장의 기능과 순환 문제로 접근합니다.
만성 위축성 위염에 쓰이는 대표적인 처방이
반하사심탕 계열입니다.
2020년 분석에서는 이 질환 환자 1,985명을 다룬
임상시험 26편을 모아 반하사심탕 치료군의
증상 개선 비율이 대조군보다 높았고
일부 연구에서는 점막의 위축 소견에서도
개선이 관찰되었다고 보고했습니다.
다만 저자들이 한계를 분명히 적어두었습니다.
포함된 연구들의 설계 수준이 높지 않고
이중맹검은 단 1편이며,
관찰 기간이 모두 6개월 미만이라
장기적으로 어떤지는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처방을 "위축을 되돌리는 약"으로 말씀드리지 않고
증상을 줄이고 위장의 기능을 돕는 치료로 설명드립니다.
한약 복용 중 속이 불편하거나 변이 묽어지는 경우도 있어
반응은 꼭 확인하면서 진행합니다.
소화기 진료는 소화기 클리닉에서
자세히 보실 수 있습니다.
생활에서 지켜야 할 것
거창한 것은 없습니다. 대신 확실한 것들입니다.
짜게 드시지 않기.
국물을 다 드시는 습관 하나만 바꿔도 염분이 꽤 줄어듭니다.
금연. 위축성 위염에서 금연은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여기에 뜨거운 음식을 급하게 삼키지 않기,
위를 자극하는 술 줄이기, 채소와 과일 곁들이기.
가족 중 위암 병력이 있다면 그 사실을 꼭 알리셔서
검사 주기를 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Q. 위축성 위염이면 몇 년마다 내시경을 받아야 하나요?
위축과 장상피화생의 범위, 가족력, 헬리코박터 여부에 따라
권고 주기가 달라지니
검사받으신 곳에서 안내한 주기를 지키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불편한 증상이 새로 생기면 주기와 상관없이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Q. 한약을 먹으면 위축이 없어지나요?
일부 연구에서 점막 소견의 개선이 보고되기는 했지만
연구의 질과 기간에 한계가 있어 그렇게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증상 관리와 생활 교정, 정기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현재로서 가장 합리적인 방법입니다.
Q. 증상이 하나도 없는데 치료가 필요할까요?
위축성 위염 자체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이 없다면 헬리코박터 확인과 정기 내시경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한방 치료는 불편한 증상이 있을 때 도움을 드리는 쪽에 가깝습니다.
위축성 위염이라는 말을 들으셨다면
결과지를 서랍에 넣어두지 마시고
헬리코박터를 확인하셨는지, 다음 내시경은 언제인지
이 두 가지부터 챙기시면 됩니다.
그러고도 속이 계속 불편하시다면
그때는 증상을 다루는 진료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보라매병원역 인근에서 소화기 증상으로 오래 고생하고 계시다면
한 번 상의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출처
- Choi IJ, Kook MC, Kim YI, et al. Helicobacter pylori Therapy for the Prevention of Metachronous Gastric Cancer.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2018;378(12):1085-1095. https://pubmed.ncbi.nlm.nih.gov/29562147/
- Cao Y, Zheng Y, Niu J, et al. Efficacy of Banxia Xiexin decoction for chronic atrophic gastriti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PLoS One. 2020;15(10):e0241202. https://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241202
경희대 한방내과 전문의 한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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