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이 틀어졌다"는 말, 정말일까요? 솔직하게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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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경희미르애한의원 보라매
경희대 한방내과 전문의 한성준입니다

진료실에서 이런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제가 골반이 틀어졌대요."
"다리 길이가 다르다고 하던데 그것 때문일까요?"
"자세가 삐뚤어져서 허리가 아픈 거죠?"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추나를 하는 한의사가 하기에는 조금 불리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그래도 정확한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다리 길이는 대부분 다릅니다
먼저 놀라실 만한 숫자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밀한 영상 검사로 재보면
약 90%의 사람에게서 좌우 다리 길이 차이가 발견됩니다.
평균 차이는 5mm 정도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다음입니다.
같은 연구에서 허리가 아픈 사람과 안 아픈 사람의 다리 길이 차이가
통계적으로 다르지 않았습니다.
증상이 전혀 없는 사람 중에서도 15% 정도는
1cm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1984년에 나온 환자-대조군 연구에서도
다리 길이 차이와 만성 요통 사이에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다리 길이가 다르다"는 말 자체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그 자체가 병은 아닙니다.
골반 비대칭은 어떨까요
조금 더 최근 자료를 보겠습니다.
요통 환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한 관찰연구 46편,
1만 2천 명 이상을 종합한 2025년 메타분석이 있습니다.
결과는 이렇습니다.
✔ 골반 경사(기울기)는 요통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컸습니다
✔ 그런데 그 차이가 아주 작았습니다
✔ 다리 길이 차이는 두 군 사이에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저자들도 연구마다 편차가 커서
확정적인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골반이 조금 기울어 있는 것과 허리 통증 사이에
전혀 관계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틀어져서 아프다"고 단정할 만큼 강한 관계도 아닙니다.
그러면 왜 어떤 사람은 아플까요
여기서 흥미로운 연구를 하나 더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핀란드에서 서서 일하는 정육 작업자 114명과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 34명을 비교한 연구입니다.
6mm 이상 다리 길이 차이가 있는 경우,
서서 일하는 사람들에서만 요통이 더 심하고 더 잦았습니다.
요통을 겪는 날이 약 2.9배였습니다.
앉아서 일하는 직군에서는 아무 연관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 결과가 저는 가장 설득력 있다고 봅니다.
같은 비대칭이라도
그 몸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문제가 되기도 하고
평생 아무 일 없이 지나가기도 한다는 뜻이니까요.
그러면 추나는 왜 하나요
이 질문이 당연히 따라옵니다.
정직하게 답을 드리겠습니다.
"틀어진 걸 바로 맞춰서 낫는다"는 설명은
근거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무작위 연구 47편, 9,211명을 종합한 2019년 BMJ 분석에서
척추 도수치료는 진료지침이 권고하는 다른 치료들과 통증 감소 효과가 비슷했습니다.
권고되지 않는 치료보다는 조금 나았습니다.
이상반응은 대부분 일시적인 근육통 정도였습니다.
즉 효과는 있습니다.
다만 그 효과가 "정렬을 교정했기 때문"이라는 증거는 아닙니다.

제가 진료실에서 추나를 쓰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① 굳은 관절의 움직임을 되찾기 위해서
X자로 틀어진 것을 맞추기보다,
잘 안 움직이는 마디가 다시 움직이게 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② 긴장한 근육을 풀기 위해서
한쪽만 계속 쓰면 그쪽 근육이 굳습니다.
굳은 상태로 계속 쓰면 같은 자리가 반복해서 아픕니다.
③ 통증 자체를 줄이기 위해서
아픈 동안은 잘 움직이지 못하고,
못 움직이면 더 굳습니다. 이 고리를 끊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 다리 길이가 조금 다른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습니다
✔ 사진 한 장으로 "이만큼 틀어졌다"고 겁먹으실 필요 없습니다
✔ 문제는 비대칭 자체보다 그 몸에 걸리는 부담입니다
✔ 오래 서 계시거나 한쪽만 쓰는 일을 하신다면 관리가 더 중요합니다
✔ 치료와 함께 근력과 움직임을 회복하는 것이 결국 핵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골반 교정을 몇 번 받으면 되나요?
"몇 번에 맞춰진다"는 식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증상과 굳은 정도에 따라 다르고,
보통 2~4주 정도 경과를 보면서 조정합니다.
추나요법은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연간 20회까지 받으실 수 있습니다.
Q. 다리 길이 차이가 있으면 깔창을 써야 하나요?
대부분은 필요 없습니다.
차이가 상당히 크고 증상과 분명히 연결될 때만 고려합니다.
5mm 정도의 차이 때문에 깔창부터 맞추실 필요는 없습니다.
Q. 자세가 나쁘면 꼭 아픈가요?
아닙니다. 자세가 완벽한 사람도 아프고,
구부정해도 평생 안 아픈 분도 많습니다.
"나쁜 자세"보다 한 자세로 오래 있는 것이 더 문제입니다.
몸에 대해 겁을 주는 설명보다
정확한 설명이 회복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허리나 골반 때문에 고민이시라면
추나 클리닉 안내를 참고해주세요.
경희미르애한의원 보라매는 보라매병원역 2번 출구 인근에 있습니다.
출처
- Knutson GA. Anatomic and functional leg-length inequality: a review and recommendation for clinical decision-making. Part I. Chiropractic & Osteopathy. 2005;13:11. https://pubmed.ncbi.nlm.nih.gov/16026625/
- Rubinstein SM, de Zoete A, van Middelkoop M, et al. Benefits and harms of spinal manipulative therapy for the treatment of chronic low back pain: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sed controlled trials. BMJ. 2019;364:l689. https://pubmed.ncbi.nlm.nih.gov/30867144/
- Grundy PF, Roberts CJ. Does unequal leg length cause back pain? A case-control study. Lancet. 1984;2(8397):256-258. https://pubmed.ncbi.nlm.nih.gov/6146810/
- Sugavanam T, Sannasi R, Anand PA, Javia PA. Postural asymmetry in low back pain -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observational studies. Disability and Rehabilitation. 2025;47(7):1659-1676. https://pubmed.ncbi.nlm.nih.gov/39166267/
- Rannisto S, Okuloff A, Uitti J, et al. Leg-length discrepancy is associated with low back pain among those who must stand while working. BMC Musculoskeletal Disorders. 2015;16:110. https://pubmed.ncbi.nlm.nih.gov/25943907/
경희대 한방내과 전문의 한성준
경희미르애한의원 보라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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